[이슈워치] 일본 수출규제 1년…영향과 전망은

2020-06-30 0

[이슈워치] 일본 수출규제 1년…영향과 전망은


[앵커]

내일은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선지 딱 1년이 됩니다.

그간 걱정도 많았지만, 소재·부품 국산화에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요.

앞으로 과제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배삼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사실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요.

1년 평가 어떻습니까?

[기자]

예, 일본이 지난해 7월부터 수출규제에 나서면서 우리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긴장한 것은 사실입니다. 수출규제 금지 품목은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와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이 세 가지 품목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핵심소재입니다. 일본이 이렇게 나선 이유, 바로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죠. 아베 정부가 한국 때리기로 자국 내 정치 갈등을 해결하고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됐는데요. 1년이 된 지금은 어떨까요. 일본 정부가 던진 한국 수출규제 카드가 자충수로 돌아가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은 크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 산업계에 대일 의존도를 낮추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기자]

예,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일본 의존도는 90%를 넘었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우리 기업들은 재고 확보에 힘을 썼습니다. 당시 불화수소가 한 달 치 밖에 남지 않았다, 두 달도 버티기 힘들다, 이런 기사들이 쏟아졌죠. 위기 의식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일단 3개월 치 확보를 목표로 했습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기 위해 시간을 벌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공급망 다변화와 대체 소재 마련에 나섰고요. 정부에서도 수출규제 품목 공급 안정화를 위해 범정부 차원으로 국내 생산 확대와 수입국 다변화를 지원했습니다.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핵심 부품 국산화를 추진한 기업도 등장했습니다. 얼마전에 SK머티리얼즈는 순도 파이브나인, 99.999% 불화수소 가스를 양산했습니다. 국내 화학기업 솔브레인은 최고 수준인 순도 투웰브 나인, 불산액 개발에 성공했고, 대량 생산도 가능해졌습니다. 불화 폴리이미드는 코오롱 인더스트리가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했고, SKC의 경우 연간 100만㎡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테스트 중입니다. 5㎚(나노미터) 이하의 초미세 공정에 쓰이는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는 아직 국산화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미국 듀폰사를 국내에 유치하는 방법으로 공급망은 확보한 상태입니다.

[앵커]

일본은 수출규제 한 달 만에 우리나라를 수출우대국인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조치까지 내놓았는데, 어떻게 대처했고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기자]

예, 그렇죠. 일본은 지난해 8월에는 수출허가 간소화 대상국인 '백색국가' 목록에서 한국을 제외했습니다. 한국의 첨단 산업의 숨통을 조이겠다는 의도였는데요. 전략물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재와 부품, 장비에 대해서도 규제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당시 수급 상황이 불확실했던 100대 핵심 품목에 대해 기존 대비 2~3배 많은 재고를 확보하도록 기업들을 지원했습니다. 필름 소재 등 76개 품목은 미국, 유럽 등 대체 수입 채널을 확보했습니다. 48개 품목은 인수·합병 13건, 모두 7,340억원 규모 투자 프로젝트로 생산 역량을 끌어올렸는데요.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가 우리나라 소재·부품업체들에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습니다. 국내 대기업들은 국산 소재·부품의 사용을 늘렸습니다. 화합물 반도체용 패키지 전문업체는 일본에서 100% 수입하던 패키지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고, 또 다른 업체는 디스플레이용 소재의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국내 소재 기업은 어떤 심정인지 들어볼까요?

"수요기업과 테스트를 반복하다 보니까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됐고, 작년 하반기부터 끊임없이 개선해서 품질과 신뢰성에서 괄목할 만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계속된다면 수출규제 해당되는 부품뿐만 아니라 해당되지 않더라도 국내의 부품 소재 기술력이 점점 발달하고, 그럼으로써 부품소재 기업들이 발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앵커]

반대로 일본은 어떻습니까. 한국 산업에 타격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관련 일본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는데요.

[기자]

네, 오늘 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불매운동이 정착돼 가고 있으며 반도체 소재 국산화로 일본 관련 업계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좀 따져볼까요. 세계 불화수소 1위 업체인 스텔라케미파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2%, 32% 감소했습니다. 고순도 불화수소 출하량은 30%나 줄었습니다. 포토레지스트 기업 JSR 역시 영업이익이 27% 줄었고, 폴리이미드 업체 스미토모화학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5% 감소했습니다. 우리 기업들, 일본산 소재를 다시 쓰는 것을 리스크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보고 투자를 늘려온 일본 업체들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7월부터 국내에서 불매운동이 그야말로 들불처럼 번졌죠. 잘 나가던 일본차, 올해 들어 5월까지만 살펴보면 판매량이 7,308대로 작년 동기 대비 80% 줄었습니다. 일본의 3대 자동차 회사인 닛산은 국내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혼다 역시 매출이 작년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카메라 생산업체인 올림푸스는 국내 카메라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의 자매브랜드인 지유, 국내 진출 2년 만에 한국 매장 영업을 모두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유니클로 매장수는 지난해 8월 191곳에서 올해 175곳으로 16곳 줄었습니다. 일본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 역시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86%가 감소하고 매장 수를 20개나 줄였습니다. 아사히 맥주 전 세계 수출의 90% 이상을 한국이 차지했는데, 이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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